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예수원 이야기6

손님부 에피소드 🎬 #3 『아내에게 바치는 노래』 비가 오락가락하는 무드 있는 어느 날, 손님부에 중년이 훨 넘은 두 분의 형제님이 차량을 몰고 입소를 하였다. 뭔가 범상치 않은 분위기가 있었으나, 그것이 무엇인지는 감을 못 잡고 있었다. 예수원은 하루에 세 번, 침묵시간이 있다. 오후 1시부터 작업이 시작되는 2시, 저녁 9시~10시까지는 '소침묵 시간'이라고 하고, 저녁 10시부터 아침 조도 시간이 끝나는(7시 10분경) 시간까지를 '대침묵 시간'이라 정하고 지키고 있다. 소침묵 시간에는 꼭 필요한 대화만 조용히 나눌 수 있고, 대침묵 시간에는 글자 그대로 완전한 침묵에 들어간다. 하나님과 나와만 묵상으로 대화할 수 있는 것이다(두 군데의 기도처에서는 예외로 통성으로 기도나 찬양을 드릴 수 있다). 구름이 많이 끼어서 마치 초저녁 분위기의 점심시간이.. 2022. 2. 5.
손님부 에피소드 🎬 #2 『까칠한 딸 & 착한 엄마』 어느 날 좋은 날, 손님부에 어머니와 딸이 입소했다. 생활안내를 받는 내내 딸은 못마땅한 표정으로 생활안내에 집중하지 않고 사방을 두리번거린다. 2박 3일 동안 지켜야 할 사항은 참으로 많고, 사실 많은 손님들은 하루 반 정도 지나고 내려갈 즈음에야 적응이 된다. 그러니 정말 정신 바짝 차리고 생활안내를 듣지 않으면 꼭 사고를 치게 되기도 한다. 어머니는 아주 온순하고 예의 바르며 친절하신 분이었다. 반면, 딸은 마치 회사 출장나온 것 같은 OL 옷차림에 더더군다나 하이힐까지 신고 왔다. 예수원 손님 입소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미 홈페이지에 상세히 설명되어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, 그냥 다 무시하고 ‘와 준 것’같은 분위기인데, 흠... 뭔가 ‘집안 문제’가 얽혀 있다는 냄새가 난다. 손님부에 근무를 오.. 2022. 2. 3.
손님부 에피소드 🎬 #1 『치매 어머니의 역추적』 1965년 성공회 대천덕신부(Reuben Artcher Torrey Ⅲ, 1918~2002)가 강원도 태백시 하사미동에 설립한 수도생활 공동체인 사단법인 예수원은 기도와 노동을 중심으로 나라와 민족과 세계를 위한 중보기도의 집으로, 동시에 신학의 실험실로 한국교회와 사회에 성령운동과 사회 개혁운동(성경적 토지법 – 희년)을 끊임없이 펼치고 있다. 주신 비전과 소명에 따라 예수원은 본원, 목장, 센터로 그 공간을 달리하나, 모두 하나의 예수원이다. 본원은 중보기도와 손님 사역, 목장은 한우 사육 및 판매, 센터는 한반도 통일을 대비한 통일세대를 길러내면서 선교사역에 주력하고 있다. 그간 셀 수 없는 많은 손님들이 이곳 예수원(본원)을 거쳐 지나갔고, 또 그 손님 중에서 훈련과 수련을 지원하여 예수원에서 회.. 2022. 1. 30.
목각실 시절 강원도 태백 산골짜기에 위치한 수도생활 공동체 - 사단법인 '예수원'(Jesus Abbey)에는 부서들이 많이 있다. 공동체를 운영하는 팀인 의회를 중심으로 부서들이 조직되어 있는데, 예를 들면; 목회부 · 교육부 · 손님부 · 시설부 · 농장부 · 가정부 · 조경부 · 화훼부 · 판매부서 등등...... 1년 수련을 받으면서부터 몇몇 부서를 체험할 수 있다(물론 부장들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적어도 회원급이 되어야 한다 - 아무래도 '짬밥'이 필요하지 않겠는가^^). 특별한 부서로서는 수익을 창출하는 목각실과 꽃방을 꼽을 수 있다. 이 부서들은 자체적으로 판매를 위한 상품을 만들어낸다. 그래서 '독립부서'라고도 불렸던 것 같다. 기회가 돌아오지 않아서 가 보고 싶었던 부서를 마음에만 품고 있다가 드뎌 .. 2022. 1. 21.
가 봐야 알고, 와 봐야 아는 곳 "토지를 영영히 팔지 말 것은 토지는 다 내 것임이라 너희는 나그네요 우거 하는 자로서 나와 함께 있느니라"(레 25:23) 성경 구약 레위기서에 있는 말씀이자, 설립자 대천덕 신부님의 마지막 유언으로 외치신 말이기도 하다. 요즘 정치인들 사이에서도 깨어있는 자들은 이 '토지 공개념', '희년 정신'을 한국 사회의 공의와 정의의 개념으로 실행하고자 하지만, 自古以来로 부자들이 가난한 자리로 내려오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. 예수원은 보수와 진보의 양 진영이 다 존재하며, 교단으로 말하자면 고신파와 기장파 신자가 함께 살아가고 있다고 보면 된다. 성공회의 전통을 품고 있으면서 또한 특별하게 '성령'을 구하는 곳이라고 해 두자(순복음파 추가~). 뚜렷한 색깔을 원하는 나에게는 좀 쉽지않은 곳이기도 하다(물론 .. 2022. 1. 10.
될 것도 안 되고, 안 될 것도 되는 곳 "이게 무슨 소리인가?" 궁금하신 분들은 예수원에서 살아보면 압니다^^ 한국 성공회의 대부, 대천덕 신부님이 1965년 설립한 수도생활 공동체인 예수원은 그동안 많은 세대를 거쳐 현재까지 아마도 한국에서는 유일한 생활 공동체로서의 수도원이다. 그래서 영어명이 'Jesus Abbey'이다. 이태리의 베네딕트 수도원과 영국의 리 애비 공동체, 그리고 중국의 예수가정에서 장점을 따서 설립되었다. 모토는 「노동이 기도요, 기도가 노동이다」 라는 베네딕트 수도원의 정신을 따른다. 독신 형제, 자매, 가정(어린이 포함)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하루 3번의 예배 - 조도(아침 예배), 대도(중보 기도), 만도(요일별 각종 예배)가 365일 진행되면서 오전과 오후에 부서별로 일들이 진행되고 각기 다른 모습의 노동들이 진.. 2022. 1. 8.